조기은퇴 연구

파이어족이 되어야 하는 이유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2022. 1. 16. 22:39

오늘 회사 사내식당 점심 메뉴는 숯불에 초벌 한 갈비였다. 11시 30분 정도 되니 팀장님께서 밥 먹으러 가자고 하신다.  
나, 팀장, 팀원들과 같이 사내 식당으로 내려가서 대기줄에 섰다.
서로 별로 할 말이 없었다. 빨리 밥을 받아서 자리에 앉고 싶었다.

코로나19로 다행히 개인 식사 자리마다 칸막이가 세워졌다. 투명한 칸막이라 조금 아쉽다.
그래도 무슨 말을 하면서 밥을 먹을까? 라는 고민 한 가지는 없어져서 좋다. 

갈비가 맛있었다. 오? 회사 열심히 다닐만 한데? 생각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
요즘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왠만한 점심 1인분이 만원이 넘어가는 상황에 사내식당의 점심은 확실히 가성비가 좋다.

식사를 마치고 다 같이 일어났다. 밥을 다 먹고 갈때가 없었다. 혼자 산책하기에 날씨도 춥고 별로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회사 앞에서 혼자 산책하면 주변 사람들한테 처량해 보일 것 같아서 싫다.
다시 사무실 자리로 돌아왔다. 배가 부른데 갈 데가 없어서 양치를 평소보다 2배나 오래 했다. 구역질이 날 때까지 양치를 아주 열심히 했다.
이제 소화가 됐겠지? 하고 자리에 앉아 유투브 시청 시작. 
그런데 엉덩이가 커지고 배가 나오는 느낌이 스며 든다. 불길하다. 

분명 맛있고 가성비 좋은 갈비를 먹는 순간은 좋았는데 그 이후에 배가 더부룩하고 힘들었다.
이건 내가 원하는 행복은 아닌것 같다. 

그냥 라면 한그릇을 먹든 회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 
주변 시선들에 벗어나 나의 시간을 마음대로 즐기며 살고 싶다. 점심 메뉴가 갈비냐 라면이냐가 문제가 아니었다.

파이어족에 대한 믿음이 점점 굳어져 간다. 

 

출처 청년경찰